‘김상식호’ 베트남, 미쓰비시컵 결승 진출… ‘박항서 신화’ 재현 임박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김상식 감독이 ‘제2의 박항서 신화’를 쓸 채비를 마쳤다. 2024 아세안(ASEAN)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결승에 진출해 6년 만의 정상 탈환을 눈앞에 뒀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9일(한국시간) 베트남 푸토의 비엣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홈 2차전에서 싱가포르를 3대 1로 꺾었다. 원정으로 치른 1차전에선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터뜨리고 2대 0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합계 5대 1로 앞선 베트남은 가뿐히 결승에 올랐다.
베트남이 결승행을 확정하면서 4회 연속으로 이 대회 결승 무대를 한국인 감독이 밟는 진기록이 쓰였다. 앞서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 대회에선 박 감독, 2020년 대회에선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 2022년 대회에서 박 감독이 결승 무대에 진출한 바 있다.
베트남은 대회 2회 연속 결승에 진출해 6년 만의 왕좌 탈환까지 두 걸음만 남겨뒀다. 베트남은 내달 2일 열리는 결승전 1차전 홈 경기와 5일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우승컵을 놓고 겨룬다.
베트남은 김 감독 부임 후 상승세가 뚜렷하다. 전임 필립 트루시에 감독 체제 아래 베트남은 지독한 성적 부진에 시달렸다. 올해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선 그간 상대적 약체로 여겨졌던 인도네시아에 3전패를 당하면서 박 감독 지휘 시절 일군 ‘동남아 축구 돌풍 신화’도 흐릿해지던 차였다.
지난 5월 김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은 뒤로는 새 역사가 쓰일 조짐이다. 일단 베트남축구협회가 요구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은 달성했다. 조별리그 3승 1무로 조 1위로 베트남의 4강행을 이끈 김 감독은 토너먼트에서도 승승장구 중이다. 과감한 선수 기용으로 공격 축구를 구현하면서도, 실점은 3골만 허용해 대회 최소 실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 응우옌 쑤언 손(27)이라는 스트라이커 재목을 발견한 것이 큰 소득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멀티골을 기록한 응우옌 쑤언 손은 5골로 대회 득점 부문 단독 선두를 꿰찼다. 그는 지난 21일 미얀마와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 중이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현지 매체를 통해 “결승에 올랐지만 베트남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 우승에 내 축구 인생 전체를 걸었다. 결승전 상대가 누가 되든 상관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