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북한전 승리 후 벤투 감독 경질

벤버지'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파울루 벤투 전 아랍에미리트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질됐습니다. 오늘(26일) 새벽 3시 15분에 열린 북한과의 2026 월드컵 예선 경기를 2-1, 극장골로 승리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경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많은 축구 팬들이 한국의 아쉬운 경기력을 지적하는 현 상황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요?
UAE 축구협회는 26일 공식 SNS를 통해 “포르투갈 출신의 벤투 감독과 그의 코칭스태프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벤투 감독의 경질은 다소 의외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에서 4승 1무 3패 승점 13으로 조 3위를 달리고 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직행할 수 있는 조 2위 우즈베키스탄(5승 2무 1패 승점 17)과는 승점 4점 차다.
물론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상황도 아니다. 게다가 UAE는 전날 북한과 조별리그 경기에서 2-1로 승리해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다.
하지만 UAE축구협회는 현실적으로 6월 A매치 기간에 열리는 3차 예선 9, 10차전을 통해 2위로 올라서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이로써 2023년 7월 UAE 대표팀과 3년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한 벤투 감독의 새 도전은 예정보다 일찍 마침표를 찍게 됐다.
벤투 감독도 이같은 경질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승점 3을 챙긴 건 우리에게 의미가 크다”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휴식을 취한 뒤 최선을 다해 다음 소집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포르팅(포르투갈), 포르투갈 대표팀, 크루제이루(브라질),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충칭(중국) 등을 맡았던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약 4년 4개월 동안 팀을 이끌었다.
국가대표 감독 역사상 단일 임기 기준 최장 재임 기록을 세웠던 벤투 감독은 특히 특유의 ‘빌드업 축구’를 바탕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 무대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월드컵을 마치고 재계약을 하지 않은 채 한국과 작별한 벤투 감독은 이후 UAE 대표팀을 맡았다. 하지만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서 타지키스탄에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한데다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에서도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